2022년 4월 5일 화요일

격리구더기 - 달콤한 죽음

 

"니 새끼냐?"


남자는 봉투에 든 자실장의 목덜미를 잡아 올렸다. 편의점 마크가 찍힌 봉투 안쪽은 초록색 자국이 이리저리 묻어있었다. 공중에 매달려서 "테엥~" 소리를 내며 우는 자실장의 몸은 똥 범벅이었다.


탁아가 실패한 것이다. 머리가 좀 모자란 자인걸 알았지만, 집의 위치까지 술술 불 줄은 예상을 하지 못했다. 골판지를 툭 걷어차는 소리에 집에서 기어나온 친실장은 아까 탁아를 한 인간이 자기 앞에 서 있는걸 보고 자신도 모르게 빵콘했다. 


친실장은 덜덜 떨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 상황에서 볼멘소리라도 했다가는 자신은 물론이고 하우스 안의 자들까지 죽을 것이다. "닝겐상 죄송한데스..."


남자는 쯧 혀를 차고는 들고 있던 자실장을 친실장의 발 앞에 집어던졌다. 눈이 쌓인 바닥 위라서 다행히도 터져 죽지는 않았지만, 목이 거꾸로 접힌걸 보니 치명상이 확실했다. 남자는 탁아당한 봉투에 손을 집어넣었다.


라벨이 온통 똥투성이가 된 토마토 주스를 꺼낸 남자는 병의 뚜껑을 열고 친실장의 머리 위에 쏟아부었다. 초록색 옷이 순식간에 시뻘겋게 변한다. 입에서는 단맛이 느껴진다. 배가 갑자기 아파오기 시작한다. 빨간색 주스가 눈에 들어가버린 것이다.


지금 출산을 하면 안된다. 친실장은 필사적으로 다리를 꼬고 자들이 나오려는 걸 막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남자는 봉투에서 이곳저곳 똥이 묻은 콜라를 꺼내서 골판지 하우스 위에 들이부었다. 골판지 하우스 안의 자들이 비명을 질렀지만, 남자는 마지막 한방울까지 콜라를 다 부은다음 배를 부여잡고 데...데...비명을 지르던 친실장에게 똥투성이 봉투를 씌웠다.


얼굴에 봉투가 감긴 친실장이 아둥바둥할 동안 자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 레후 소리도 못내는 미숙아 구더기들이다. 레에- 소리를 내며 눈 덮인 바닥에 떨어진 구더기들은 십 초도 안되서 동사했다. 


친실장이 얼굴에서 봉투를 벗겨냈을 때는 이미 배는 홀쭉하게 비어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다리 밑에서 싸늘하게 변해가는 구더기 여섯마리. 집 안에서는 자들이 "벽이 달콤한테치!" "음식들이 다 달콤한 물에 젖은테치!" 라며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다. 집과 식량이 다 젖어서 못쓰게 됐지만 자실장들은 콜라에 적셔진 음식물 쓰레기들을 빨아먹느라 정신이 없었다.


강제 출산으로 에너지를 지나치게 소모한 친실장은 더 이상의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픽 쓰러졌다. 새빨갛게 적셔진 옷을 입고 눈 위로 쓰러진 친실장. 


곧 주변에는 다른 들실장들이 화난 눈을 하고 하나 둘 몰려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