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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탁아된 들실장 자매'를 수정하고 내용을 덧붙여 다시 등록하였습니다.)
편의점에서 담배와 과자를 사러 들렀다가ㅡ
아뿔싸,
탁아를 당해 버렸다.
살고있는곳은 독신자 전용의 원룸으로 건물주는 그다지 호락호락 하지 않은 성격이라,애완동물 사육은 일체 금지시켰다.
나 역시 실장석을 키우는것에 큰 흥미가 없다ㅡ 하지만 다행히도 소위 말하는 분충은 아닌 녀석들 같아 보였다.
같이 사온 담배와 도시락,과자들은 그대로. 옷가지도 깨끗해보이고 배변의 흔적도 없었다. 들실장이 더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이것들의 마마는 자매를 애지중지 고이 키우고 예절교육을 시킨 기색이 역력했다. 크기는 김밥 한줄정도의 길이, 노숙을 하던 들실장 치고는 포동하니 온몸에 살도 잘 올랐다.
한마리가 유독 아첨을 하며 테치테치거려서,그것들이 아직 어린 자실장임을 알게 되었다. 둘중 한마리는 열심히 자신을 어필하고있었고, 나머지 한마리는 뒤에서 조금 더큰 자매의 옷깃을 붙들고 부들부들 떨고있다.
ㅡ테치테치 테치잇! ㅡ테..테에..
같은 어미일텐데,이토록 반응이 다르다니,
갑자기 자실장이 무어라 말하는지 궁금해졌다. 예전에 사두었던 스피커형 링갈이 있을텐데....
"인간씨 좋은 아침인 테치! 와타시는 마마의 장녀로 제일 튼튼하고 귀엽고 똑똑한 자인 테치! 폐는 끼치지 않으니 키워주면 좋은 테치!"
"인..인간씨..무서운테에..학대파면 어쩌는 테치이....장녀짱 와타시 무서운 테치잇ㅡ"
"미안한데 난 너희를 기를수 없어."
"에에엣!왜인테치?와타시들 피해끼치지않게 열심히 할꺼인 테치!주인님에게 절대 누가되지않는 테치!"
"와타시는 마마한테 가고픈 테치..돌아가도 좋은테치."
한마리는 시끌시끌 난리법석,한마리는 훌쩍훌쩍. 난리도 이런난리가 없다.
"우리원룸은 애완동물 금지라구, 어쩔수 없단다, 얘들아.나가는 길을 알려줄테니 어서 집에 돌아가.."
"치에엣,그..그런.." "앗..장녀짱.."
자매 중 둘째는 창밖을 가리킨다.
"눈이 오고 있는 테치.." "집에 돌아갈 수 없는 테치이잇! 주인님 이렇게 된 이상 제발 키워주는 테치! 와타시들 다 얼어 죽어버리는 테에에엣! 살려주는 테치.."
둘은 비명을 지르며 매달린다.
장녀는 무릎꿇고 두손을 모아 간청하고 무심하던 차녀도 남자의 바짓단을 꼬옥 붙잡는다.
남자는 난처해졌다..어째야하나. 남자는 커텐을 열고 하늘을 보았다.
금방그칠 눈과 비는 아닌 듯했다. 먼 곳 에서부터 어둠이 몰려오고 하늘이 험상궂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발밑의 두자실장은 패닉상태였다. 이런 추위와 눈,비. 분명 죽어버리고 만다고 직감한 모양 이었다.
두 마리는 슬쩍 남자의 바짓단을 붙들다가, 남자의 눈과 마주치자 황급히 손을 놓아버리고,당황한 기색으로 무릎을 꿇고 두손을 모은다.
"살려주는 테치!제발 도와주는 테치! 이대로라면 우리 둘은 죽어버리는 테치!아래 여동생들은 이미 다 죽은 테치! 우리라도 살았으면 좋겠다고 마마쨩이 간신히 탁아해준 테치!"
"사육실장이 아니어도 제발 잘 곳이라도 마련해주면 좋은테치.."
적록의 눈물을 흘리며 테에엥 테에엥 울고있다.
남자는 머리를 벅벅 긁었다.곤란한데...까다로운 주인영감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렇지만 이대로 이 녀석들을 바깥으로 보냈다가는 바로 얼어붙은 바람에 휩쓸려 죽어버릴게 분명했다. 거센 눈보라는 추위보다 큰 문제였다.
"그럼 이렇게 하자."
두마리는 눈을 반짝거리며 남자를 바라본다.
"난 너희들을 키워줄 수 없다. 사육시켜 줄 수도 없고."
다시 절망의 기색이 깃든다. 입술을 꼭 물고 눈물이 그렁 해진상태로 두마리는 서로를 꼬옥 껴안는다.
"다른것 보다도 이 원룸은 애완동물 금지거든. 아마 이 건물의 모든 방이 다 그럴꺼다..하지만, 바퀴벌레나 쥐처럼, 몰래 들어와서 사는 것은,... 거기다 다른 사람을 보면 도망가고 내 눈에도 뜨이지 않는다면, 아마 추위가 가실때까지 이건물에서 사는 것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살아남는 것은 너희들의 재량이 되지 않겠니. 어쨌든 공원보다는 훨씬 여기의 환경이 좋으니까 말이지.."
두마리는 얼핏 이해한 듯도 해보였다. 남자는 컴퓨터 앞에 앉아 모니터를 바라본다.
"난 사육실장은 키우지 않아. 밥도 목욕도 잠자리도 줄 수 없지. 하지만, 주어진 것을 너희들이 내 눈에 뜨이지 않고 거슬리지 않게 뒷 처리를 제대로 하면서 이용한다면,굳이 구제 따위를 할 생각은 없다..공원에서 사는 것처럼 말이야. 추위가 가실 때 까지라면 눈감아줄 수 도있지. 하지만 말이다.."
빙글ㅡ
남자는 의자를 돌려 둘을 바라본다.
"분충 짓이나 어설픈 사육실장 흉내는 용서 못한다. 스스로의 처지를 알고 숨죽여 산다면 공존 할순 있겠지만 거처를 더럽힌다던가 음식을 강요하다던가 아첨질을 하며 인간을 노예로 얕보는 행위 따윈 절대 용납치 않아.바로 창밖으로 던져 버릴꺼야."
두 마리는 끄덕끄덕 말없이 고개를 주억인다. 둘 중 언니는 조금 아쉬운 얼굴, 동생은 차라리 다행이라는 듯 후련한 얼굴이었다.
"감사한 테치. 공원에서 처럼 어떻게든 우리가 살길은 찾는 테치..식사도 알아서 하는 테치."
"테엣..하지만..!우리가 어떻게 여기서 식사를 찾는 테치? 조금은 도와주면 좋은 테치.. 와타시는 분명 좋은 사육 실장이 될 수 있다고 얘기들은 테치..어떻게든 안 되는 테에츄우?"
"응. 안된다."
입이 삐쭉거리며 언니의 눈에 눈물이 찬다. 동생은 어깨를 끌어안으며 죽지 않은것 만으로도 다행이라 속삭이고 있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내눈에도 뜨이지 않기를 바란다. 아마 다른 사람을 만나면 바로 죽는다고 생각해야 할 꺼야. 여기 건물의 모든 사람은 다 학대파라 생각하면 된단다, 머리카락이나 팔 한두개 따윈 우습지."
테잇ㅡ!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다. 둘은 빠른 걸음으로 어디론가 걸어간다. 남자는 도망가는 둘을 그대로 외면하고는 컴퓨터의 작업에 매달렸다.
밤을 새워 매달린 작업이 끝이 났다. 남자는 저장을 한 뒤 회사에 1차 편집본을 전송하였다. 그것이 끝나고 나니 무려 아침 여섯시 였다. 도대체 얼마간이나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
기지개를 한번 켜고, 냄비에 물을 올린다. 시간은 좀 지났지만 아까 사온 김밥도 라면과 함께라면 그럭저럭 허기는 면하게 해줄 것이다.
방안에 얼큰하고 매운 양념의 냄새가 퍼진다. 식탁에 식사를 차리고 한입 뜨려는 순간. 식탁밑, 반대편의 의자 다리뒤에서 몸을 감추고 침을 질질 떨어트리며 라면을 바라보는 두 마리의 자실장을 발견했다.
한동안 굶었을텐데, 잘도 견디고 있구나, 생각하며 라면을 무심히 입속에 넣는다.
언니쪽과 동생쪽모두 처음 맡아본 인간음식의 냄새에 얼이 빠진 듯 점점 자신들도 모르게 남자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라면을 다 먹어갈때쯤 되자 언니 자실장은 떨리는 손으로 남자의 바지를 살짝 그러모아 쥐면서 나머지 한손으로는 필사적인 아첨을 한다. 두 눈엔 눈물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테에..인..인간님, 조금..아주조금만..줄...수없는..테치? 와타시들은 며칠..내내 한 번도 제대로 못 먹은..테치..조금 불쌍히 여겨주면 감사한.....테치. 아주조금이라도 힘이 될 수 있는.....테엑!!"
이미 식사를 다 끝낸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 반동에 언니 자실장은 바닥으로 고꾸라지고 남자는 다시 한번 실수인척 하며 자실장을 세게 걷어찼다.
반대쪽 벽에 가서 부딪힌다. 벽에 작은 적록의 얼룩이 생긴다. 동생 자실장은 테뺘앗 비명을 질렀다.
모른 척 다시 컴퓨터로 가서 앉는 남자의 눈치를 살피며 언니 자실장은 동생의 부축을 받아 도망간다.
죽을만큼 심한상처는 아니지만 이런 건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고통이었다. 녹색체액으로 길을 만들어가며 두 마리는 방의 구석으로 숨는다.
옷장안쪽의 작은 공간... 하지만 남자가 모를 리 없다는 사실을 두마리는 알지 못한다.
문을 닫을 수 있으며, 밖과 단절된 어두운 공간-마치 골판지같은-은 두 자매에게 포근함과 아늑함을 느끼게 만들어주었다. 두 마리는 방구석의 굴러다니는 휴지조각들과 크리넥스 몇 장을 이용해 서툴게 둥지를 만들어 본다.마마가 만들어놓은 둥지를 머릿속으로 떠올리면서 작은 손으로 테챠테챠 둘의 보금자리를 쌓아올린다.
두 마리는 감격했다.
골판지상자와 비교할 수 없는 따뜻하고 보드라운 잠자리! 이리 누워보고 저리 누워보고 행복한 기분에 휩싸인다. 두 마리는 고픈 배를 부여잡고도 오래간만에 편안히 잠을 잘 수 있었다.
집안에서 쿵 하는 소리가 나고 남자의 인기척이 사라진다. 둘은 한동안 숨을 죽였지만, 피할 수 없는 굶주림에 직면하고는 조심성이 많은 동생이 먼저 옷장 밖으로 나왔다. 살금살금 조심조심 발끝을 세워서 걷다가, 동생은 남자가 흘린 듯 해 보이는 작은 과자 부스러기를 발견했다. 전리품을 가지고 조심히 집으로 돌아가다가 음식냄새에 발길이 향한다.
뚜껑이 없는 쓰레기통 안에는 먹다 남은 식빵조각과 말라빠진 방울토마토가 있었다. 동생은 언니를 불러 주변을 살피며 재빨리 그것들을 옷장으로 옮겼다.
처음 맛보는 제대로 된 인간음식의 황홀한 맛! 공원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상큼한 열매! 영양가 높은 탄수화물의 깊고 진한 맛!!!!
자실장들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만복감을 느끼며 남은 조각하나까지 모조리 핥아먹었다.
"똥이 나오는 테치.." "나도 마찬가지인 테치, 어쩌면 좋은 테치?"
아직도 남자는 집에 들어오지 않은듯했다.
둘의 마마는 예의범절에는 무척엄격한 편이어서, 허락하지 않은 장소에 배변을 하면 친실장으로써는 보기 드물게 매까지 드는 현명한 마마였다.
둘은 엉덩이를 부여잡고 방안 여기저기를 둘러보다가 바깥 베란다 근처의 화분더미들에게 눈길을 주었다.
"땅인 테치."
수풀이 자라는 땅을 파서,변을 본 후 다시 흙을 덮는다. 혹은 물이 있는 장소에 가서 변은 본 후 물을 뿌려 냄새를 지운다. 이것이 친실장 에게서 배운, 간단하고도 커다란, ‘생존방법’이었다.
"저기는 물인 테치, 어떻게 하면 좋은 테치.."
동생자실장이 물 냄새를 맡고 화장실을 가리켰다. 둘은 물이 똑똑 떨어지는 화장실과 땅이 보이는 화분사이에서 고민하다가 화장실을 택한다. 목도 말라 일석이조인 듯 해보였다. 금방이라도 터져나올듯한 엉덩이를 손으로 꼭 막고서, 조심히 문을 열고 들어가 화장실을 둘러본다. 바닥에는 작은 대야가 놓여있었는데 그것은 자실장들 에게는 마치 호화로운 목욕탕처럼 보였다.
"대단한 테치! 호화로운 테치! 목욕도 할 수 있는 테치!" "테에..물이 찬 테칫,얼어 죽을것같은 테챠아.. 목욕은 무리인 테치.."
두 마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재빨리 화장실 바닥에 진초록의 냄새나는 변을 한가득 보았다.
변을 바라본다. 마마의 가르침을 생각한다. 둘은 처리방법을 고민하다가, 대야의 물을 흘리기로 한다.
오른쪽 왼쪽 균형을 잘 맞추어ㅡ
"테치ㅡ!!테치ㅡ!!"
자매는 구령에 맞추어 조심히 물을 흘려 내보냈다. 그러나 여린 자실장 두 마리의 힘으로는 무리였다. 대야의 무게에 못 이겨 균형은 깨지고, 대야는 순식간에 기울어져, 시린 물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테에에에에에에에!!!!!!!" "추운테치,추운테치!!!얼어 죽어버리는 테치,죽어버리는 테에에에!"
실내라 해도 아직 난방을 틀지 않았기에 얼음같이 시린 차가운 물과 온도는 자실장들의 몸을 사정없이 유린한다.
많은 양의 물로 인해 둘의 변은 깨끗이 씻겨 내려갔지만 젖은 옷과 몸이 문제였다. 둘은 오들오들떨며 옷을 벗었다. 조그만 팬티마저도...
하얀 몸을 부들부들 떨어대며, 부끄러운 곳을 옷과 손으로 가리며 옷장 속으로 향한다.
옷장 안은 바깥보다는 나았다. 그러나 사라지지 않는 추위는 마찬가지였다. 둘은 벌거벗은 채 서로의 몸을 끌어안고 잠이 들었다.
돌아온 남자는 화장실을 보며 조금 감탄하고 있었다. 똑똑한 친실장이 기른 듯, 두 마리는 화장실을 배변장소로 택했다. 옷장 속에서 빵콘을 한다던가 집에 그리하여 지독한 냄새가 풍기게 한다던가 하는일도 없었다.
한술 더 떠 대야의 물을 이용해 변의 흔적을 지우기까지 한 것이다. 훈련받지 않은 들의 자실장들이 이렇게까지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약간의 경외심까지 생길정도였다.
남자는 옷장 문을 살짝 열어보았다. 물에 젖은 두마리는 추위에 온몸을 떨며 정신없이 잠에 빠져있었다. 주변에는 물에 젖은 옷이 모아져 있었는데 희미하게 실장대변의 냄새가 났다. 남자는 페브리즈를 가지고와 주변이 오염되지 않도록 젖은 옷 위에 두어 번 뿌린다.
두 마리는 온몸을 서로 밀착한 상태로 추위에 떨며, 정신을 잃은듯 잠에 빠져 있었다.
남자에게도 약간의 동정심이 밀려왔다. 그는 옷장과 캐비넷 안을 뒤져 무늬가 이상해서 사용하지 못했던 손수건을 두어 장 찾아낸다. 남자는 조심히 손수건을 둘의 몸 위에 덮어두었다. 두 마리의 잔뜩 찡그렸던 얼굴이 금세 편안해지고, 얼굴이 발개지며 새근새근 규칙적인 소리를 낸다.
남자는 옷장 문을 닫았다. 실장석을 키울 생각은 없었는데, 자꾸 신경쓰이게 하는 녀석들이었다. 분충같아 보이지도 않았고 예의범절을 아는 모습이 마음을 끌었다. 그렇지만 원룸에서 쫓겨날 수는 없다. 남자는 그저 이대로 두고 볼 생각이었다. 손수건이나 페브리즈따윈 변덕에 가까운것이다. 아마도 날씨가 좋아진다면, 먹을것이 없는 남자의 집을떠나 다시 친실장 에게로 돌아갈 것을 예상했다...
두 자매는 포근함과 만복감에 한참을 잠들어 있다가 저녁이 넘어가고서야 부스스 일어났다.
"실컷 잔 테치..테에?차녀쨩, 차녀쨩, 우리 몸에 뭔가 덮인 테치.춥지 않아 행복한 테치!"
"테칫...이건 아무래도 이방 인간님의 물건 같아 보이는 테치..내가 주워온 하얀 이불과는 조금 다른테치"
"대단한 테치! 따뜻한 테치! 아주아주 예쁜 무늬가 있는 테치!찢어지지도 않는 테치!"
"정말인 테치..이런 예쁜 옷은 태어나서 본적도 없는 테치.."
두마리는 감격에 겨워 손수건에 얼굴을 비비고 파고들어 온몸을 휘감고 요란을 떨어댔다. 언니 자실장은 동그랗게 눈을 뜨고 손수건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본다.
"테에..혹시 이게 사육실장의 옷인 테치?인간님이 키워주는 테치? 매일매일 맛난음식 먹을수 있는 사육실장이 되는 테치? 인간님이 주고 간것 테치?"
"테이,그건 아닌것같은 테치.이건 그냥 큰 이불 같아 보이는 테치. 사육자실장은 분홍색 레이스옷에 하얀리본 하고 있었던 테치..이것과 모습이 다른 테치. 그리고 그때 인간님이 절대 키울수 없다 말한 테치, 장녀짱 기억나지 않는 테챠아?"
"와타시는 차녀짱처럼 똑똑하지 않은 테치.. 하지만 누구보다 귀엽고 활기차며 사랑스러운 자라고 마마쨩이 매일매일 얘기했던 테칫!♡"
"테에...이것으로 뭔가 할 수 있으면 좋은 테치. 지금은 조금 춥고 부끄러운 테치. 아직도 옷이 마르지 않은 테치."
나름 솜씨가 좋은 동생은 이리저리 천을 묶고 이빨로 잘라내어 손수건을 몸에 걸칠 수 있는 모양으로 만들었다. 괴이한 무늬나, 그에 못지않은 실장석의 솜씨로 해괴한 악취미의 원피스가 두벌 만들어졌지만, 두마리의 마음은 기쁘기 그지없었다. 다른 실장석과 다른 엄청나게 아름다운 옷을 자신들의 힘으로 손에 넣고 만 것이다!
특히나 인간님의 하사품, 언니에게는 사육실장이 머지 않은것 처럼 느껴졌다.
"이걸 입고 인간님께 가면 너무 예뻐서 길러주지 않을까 궁금한 테치. 와타시가 사육실장의 자태를 갖추면..기르는 테치? 기르면 좋은 테치."
"지난번처럼 맞지 않으면 다행 테치."
언니는 사색이 되어 손을 내젓는다.
시시때때로 배는 고파져온다.
어제와 같이 쓰레기통을 뒤져 먹을 것을 조금 찾아냈다. 그러나 어제보다 훨씬 많이 상해 있었고, 양도 많지 않았다.
"테엣, 이걸로는 역부족 테치. 귤껍질뿐 테치.맛있지만 둘이 먹기 너무 적은 테치. 배고픈 테칫,배고픈 테치. 깡말라 귀엽지 않으면 사는 의미가 없는 테치."
"...도대체 장녀짱은 그런 애기를 누구에게 들은 테치? 어쨌든 조금 더 힘내보는 테치."
그때 멀리서 사각사각.. 둘의 귀에, 작지만 익숙한 소리가 들려온다. 언니는 쉿,하며 귀를 쫑긋 세웠다.
사사사삭! 사사사삭! 사각사각 사사사삭!
자실장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 퍼진다. 실룩이는 입가를 주체할 수가 없다.
"..언니짱 여기에도 있는 테치. 인간님의 집에도 "맞는것 같은 테치. 맛있는 소리가 나는 테치..이건 아마도.."
사사사삭!
모습을 숨긴 둘에게 익숙한 까만 물체가 스쳐지나간다.
"바퀴벌레 쨩테치! 너무 좋아 테츄우~~♡!!"
언니는 공원에서도 온갖 벌레들을 잘 잡아서 마마의 사랑을 독차지했었다. 느린벌레, 빠른벌레, 큰벌레, 작은벌레. 종류는 중요치 않았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제일 좋아하는 것은 까맣고,
언니는 어깨춤을 추며 냉장고 안으로 잽싸게 들어갔고, 뒤이어 곧바로 손가락 반 정도 크기의 거대한 바퀴벌레를 몇 마리나 잡아왔다. 오늘 저녁은 해결이다. 동생에게 오래간만에 면이 선다.
"냉장고 뒤에 가득인 테치. 이제 식량걱정 없는 테치치..,"
동생은 조금 곤란한 표정이 되었다. 인간의 집에 이유 없이 존재하는 것은 없으리라.
"..그렇게나 많으면..걱정인 테치. 인간님이 먹으려고 모아놓은 것 아닌 테치? 우리가 손대버려서 화나면 어쩌는 테치..아마도 여기 바퀴벌레쨩들은 인간님의 사육바퀴 벌레쨩인지도 모르는 테치.. 아마도 세레브 바퀴쨩테치.."
두 마리는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였다. 언니는 그냥 모두다 먹어버리자ㅡ를 주장 하였지만, 동생의 생각은 달랐다.
윤기 나는 통통한 바퀴벌레쨩-
그냥 방치해 뒀을리가 없었다. 인간님도 이 쌉쌀하고 오독오독 맛있는 바퀴벌레쨩을 좋아할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요전번에 받았던 예쁜 옷에의 보답ㅡ 자신들의 노력을 보여주고 싶었다.
동생은 나름의 해답을 찾아낸다.
동생과 언니는 식탁에 기를 쓰고 올라가, 크리넥스 한장을 뽑아 테이블 위에 깔고 제일 윤기나고 커다란,알배기 바퀴벌레쨩 한마리를 올려두었다. 세팅을 하는 두마리의 입에서는 침이 질질질. 크리넥스에 점점이 작은 물자욱을 만들어놓는다.
"..이제 된 테치. 인간님이 좋아하면 좋을것 같은 테치. 맛있게 먹어주면 좋은 테칫.."
"내려가는 테치? 차녀쨩, 그런데 어떻게 내려가는 테치?"
"테에엣?"
내려가는 일에 대한 것은 똑똑한 동생도 간과한 것이었다. 둘은 올라올때와는 다르게 보이는 식탁의 엄청난 높이에 당황할 뿐이었다. 바닥까지는 아무래도 닿을 방도가 없었다. 잘못 떨어졌다간 바로 팔다리가 부러져 버리리라.
둘은 머리를 맞대고 방법을 짜내다가, 절묘한 방법을 떠올리고는 무릎을 쳤다. 옷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옷으로 끈을 만들어 하나가 붙잡고 내려가고, 하나가 잡아주고.
우선 하나라도 내려간 후에는 인간님의 옷가지나 이불 같은 부드럽고 폭신한것을 깔아놓고 뛰어내려 충격을 감소케 한다. 이 이상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방법이라 생각했다.
누가 내려갈지 고민하다가, 자매애에 가득 찬 동생이 언니쨩이 떨어져 죽어버릴까 걱정스러워 먼저 총대를 매기로 한다.
"조심히 내려가는 테치...발밑 잘보는 테치."
"걱정없는 테치, 잘 잡아주는 테치ㅡ"
동생은 언니를 믿고 의자를 향해 뛰어내렸다. 의자로 뛰어내린후, 의자 다리를 이용해 바닥으로 내려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테에엑!? 짧은 테치 닿지 않는 테치!!!!의자가 아닌 테치,잘못 뛰어내린 테챠아아아!!"
동생이 뛰어내린 방향이 잘못된 것이었다. 의자로 정확히 뛰어내렸어야 하는데, 각도를 조금 틀려, 허공에 매달리게 되었다.
"돕는 테치, 돕는 테치 ! 걱정하지 않는 테치! 내가 다시 끌어올리는 테치! 와타시는 힘이 아주 센 테치!"
언니는 대롱대롱 매달린 동생을 향해 손을 내민다.
부족하다. 조금 더 내밀어본다.
닿을 듯 말듯 둘의 손이 스쳐 지나가는 순간!
찌이이익!
손수건의 무게가 자실장을 이기지 못하고 툭 끊어진다.
떨어지려는 찰나, 동생의 손은 순간 허공을 휘젓는가 싶더니만, 늘어져 있는 언니의 머리가락 한쪽을 간신히 붙잡았다.
"테에에에엑? 이건 머리카락인 테치, 소중한 머리인 테치.! 아픈 테치! 놓아주는 테치! 떨어져 나가는 테치!"
"테챠!테챠!테치!테치!"
동생은 이미 죽음의 공포로 패닉이라 아무것도 들려오지 않았다.
투두둑,
작은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둘은 결국 식탁위에서 함께 떨어져 버렸다.
다행히 둘이 함께여서 충격은 덜했지만, 온몸 여기저기 부러지고 찢어져 적록의 체액이 흐르고 있었다. 장녀는 차녀의 위에 떨어져 그나마 사정이 나았다. 몸 여기저기를 눌러보고 상태를 확인한 후, 깔려있는 동생의 안위를 걱정해 그에게 다가간다.
"차녀짱 살아있는 테치? 죽지 않은 테치? 와타시 아프지만은 죽지는 않은 테치.."
등을 돌린 차녀짱은 묵묵부답이다.
작은 어깨만 조금 흔들릴뿐, 대답이 없었다.
걱정이 된 장녀는 차녀를 바라본다.
차녀는 소리도 없이 큰 눈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크게 다친 모양이다, 라고 생각한 장녀는 짐짓 걱정이 되었다. 장녀는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리며 차녀를 위로한다.
"죽지 않은 테치, 다행인 테치..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테치. 너무아프면 내가 업어줄 수 있는 테치...."
"장녀짱..정말..미안한..테치..텟슨."
"무슨 일인 테치?"
말없이 손을 내민 차녀의 손바닥에는, 장녀의 뒷머리 한 무더기가 들려져 있었다.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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