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6일 수요일

작자미상 - 실장석의 일상(24) 뒷이야기

 

「데잔!」

 

 

 

비명을 지르며 만신창이의 성체 들실장이 공원의 잔디에 쓰러진다.

 

옷은 찢어지고 베인 상처나 타박상으로부터 피가 흐르고 있었다.

 

 

툭 하고 적록의 피투성이인 나무토막이 버려진다.

그 나무토막을 버린 남자는 콧노래를 부르며 어디론가 걸어간다.

 

 

들실장은 아픔도 잊은 채 가해자가 떠나가는 걸 눈물이 흐르는 두 눈으로 보고 있었다.

 

그 주위에는 나무토막에 맞아 죽은 자실장의 시체가 여기저기 굴러다니고 있다.

 

친실장은 멍하니 살해당한 ‘와타시의 자’ 들을 응시했다.

 

 

 

 

 

 

 

실장석의 일상 - 뒷이야기

 

 

 

 

 

 

 

이 작은 공원엔 몇 가족의 들실장이 살아 왔다.

 

 

먹이를 구하는 장소는 가까운 쓰레기장.

 

식물이 적은 이 공원에서 구할 수 있는 건 풀숲에서 뜯은 잡초 약간 뿐이라 매우 부족하다.

 

덕분에 어느 가족도 배를 가득 채운 적이 없다.

 

 

그런데도 흉포한 개체가 없는 덕분에, 궁핍해도 그 나름대로 평화로웠다.

 

하지만 평화는 벌써 과거의 일이다.

 

나무토막을 한 손에든 남자 한명이 와서 이 일가를 질릴 때까지 두들겨 죽이다가 갔으니까.

 

 

남자의 습격은 처참한 수법이었다.

 

 

친실장을 가볍게 때려 움직일 수 없게 하고, 주위에서 우왕좌왕 거리던 자실장을 나무토막으로 때려 죽이고, 쳐 날린다.

 

 

옆구리를 맞은 3녀는 "く"자 모양으로 몸이 꺾여, 그 후에 밟혀 죽었다.

 

 

 

「츄베!」

 

 

 

자실장의 생명은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히 사라졌다.

 

 

남자가 구제가 아니라 학살 그 자체가 목적이었던 것은 틀림없을 것이다.

 

나무토막에 진심으로 맞으면 일격으로 자실장은 즉사하지만, 발밑에서 도망치는 그녀들을 여러 번 두들기거나 혹은 밟아 죽였다.

 

 

자신의 자의 생명을 장난감 삼아 노는 남자에게, 친실장은 절규했다.

 

 

위협을 해 맞섰다.

 

 

그리고 얻어맞고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그렇게 되면 자가 죽임 당해 가는 것을 땅바닥에 쓰러진 채로, 보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저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

 

 

 

 

 

 

 

 

만족했는지, 남자가 떠나간다.

 

 

친실장의 얼굴에 피눈물이 흘러, 물방울이 지면에 떨어졌다.

 

그리고 엄청난 양의 피도 함께 흐른다.

 

 

그러나 친실장은 상관없이, 자실장들을 구하려 부러져 접힌 다리를 끌고, 1마리씩 살피기 시작했다..

 

 

 

장녀. 머리가 터진 만두 같이 부서져 흩어져 있었다. 양 다리와 왼손은 잘려 있다.

 

 

차녀. 상반신이 나무토막의 직격을 받고 납작해져 있다. 아직 양 다리는 조금 경련하고 있었다.

 

 

3녀와 4녀. 나무토막에 같이 두들겨 죽여져, 한 덩어리의 고깃덩이가 되어 있었다. 어느 토막이 누구의 것인가 모를 만큼.

 

 

6녀. 골판지에 내던져져 달라 붙어 있었다. 내장도 그 이전의 폭력으로 파열해 위아래로 흘러 나와 있었다.

 

 

5녀. 모습이 안 보인다. 그러나 살아있을 리가 없다.

 

 

 

 

 

자신의 자가 모두 살육 된 것을 확인하고, 골판지의 안을 살핀다.

 

 

 

「데아아아...」

 

 

 

모든 게 엉망이었다.

 

 

남자는 시작할때 골판지에 가져온 물통의 물을 들이부었다.

 

덕분에 골판지 안은 흠뻑 젖어있다.

 

 

보온을 위해 충분히 모은 잘 마른 낙엽들은 엉망이다.

 

귀중한 말린 음식쓰레기도 전멸.

 

소중하게 사용해 온 타올도 걸레가 되어있다.

 

 

골판지 자체가 썩어버려,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참상을 다른 실장 가족들은 숨을 죽이고 각자의 골판지에서 보고 있었다.

 

 

안도의 한숨이 내쉬어진다.

 

남이 당해서 다행이다, 라고..

 

 

인간에 공격받으면, 성체라도 잠시도 버티지 못한다.

 

그렇다고 단결해 맞서는 용기나 지혜도 없다.

 

그러니까 숨을 죽이고 숨어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습격당한 친실장은 젖은 낙엽을 들어 올려 데아아아아 라며 오열 한다.

 

 

겨울이 올 것에 대비해 얼마나 노력을 했었는가.

 

 

이 들실장 가족은 전원 총출동해 필요한 것을 모으고 먹는 걸 줄여가며 겨울의 준비를 해냈다.

 

 

그리고 인간의 기분전환으로 모든 걸 잃었다.

 

 

 

 

 

친실장도 살아는 있지만, 모든 걸 잃은 채 겨울을 살아남을 수는 없을 것이다.

 

 

 

「············테」

 

 

 

잘못 들은거 같은 희미한 소리.

 

하지만 틀림없이 5녀의 소리다.

친실장은 조금 떨어진 잔디 위에서 반쯤 죽어가는 ‘와타시의 자’ 의 모습을 찾아냈다.

 

 

 

「5녀!」

 

 

 

골절의 아픔도 잊고 친실장이 달려간다.

 

뼈가 부러져 비뚤어진 양손으로, 조심스럽게 5녀를 껴안는다.

 

 

상태는 절망적이었다.

 

오른쪽 눈은 터지고 오른 팔은 다진 고기처럼 너덜너덜 뼈가 드러나, 왼팔은 없어져 있었다.

양 다리는 달려있지만 양 무릎은 비정상적인 방향으로 꺾여 있었다.

옷은 반 밖에 남지 않았다.

 

 

 

「...마마」

 

 

「마마는 여기 데스」

 

 

 

대답을 하지만, 그 이상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어떻게 봐도 살아날 상처가 아닐뿐더러, 최초에 뒤집어쓴 물로 흠뻑 젖어있다.

 

작은 자실장의 몸은 벌써 얼음처럼 차가워지고 있다.

 

하지만 말려줄 도구는 이미 없어졌다.

 

 

일순간 친실장은 다른 가족으로부터 빌릴까하고도 생각했지만, 턱없는 생각이다.

 

자신의 몫마저 부족한데, 다른 가족에게 빌려 줄리가 없다.

 

 

하물며, 어차피 죽어버릴 개체에게.

 

 

 

「...테」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5녀가 뭔가를 말하지만, 이제 와서 의미는 없다.

 

그 얼굴을 보면서, 친실장은 결심했다.

 

 

 

「5녀... 너는 이제 살아나지 않는 데스」

 

 

「············」

 

 

「그러니까, 마마가 너를 먹는 데스」

 

 

 

확실하게 단언한다.

 

 

 

「살아나지 않는 너를 먹고, 마마가 살아남는 데스」

 

 

「...마마」

 

 

「데스」

 

 

「울지 않아도 좋은 테치」

 

 

 

친실장의 굵은 눈물이, 5녀의 몸에 떨어져 스며들어 간다.

 

 

 

「마마의 눈물, 따뜻한 테치. 굉장히 따뜻한 테치」

 

 

「...5녀」

 

 

 

조금 혈색이 좋아진 5녀의 얼굴엔 이미 힘이 빠지고 있다.

 

 

 

「마마, 와타치를 먹는 테치. 마마가 살았으면 좋은 테치」

 

 

「............................」

 

 

「와타치를 먹는 테치」

 

 

 

친실장이 살아남는 것은 절망적이다, 집도 저장해둔 물건도 잃고 거기다 깊은 상처를 입고 있다.

 

 

그런데도, 어떻게 해서든지 살아남으려고 다시 결심을 한다.

 

 

 

 

 

 

 

 

 

*************************************

 

 

 

 

 

 

 

 

「우와, 뭐야 저건」

 

 

 

우산을 쓰고 길을 가던 회사원 둘이 공원 안에서 자실장을 우적우적 씹어 먹는 친실장의 모습을 보았다.

 

 

 

「사람과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는 게 저러니까 기분 나쁘네. 동족상잔인가. 정말로 역겹구만」

 

 

「동족상잔은 커녕, 자를 먹는 것 같은데. 겨울이 되어 먹이가 부족하게 됐겠지. 저 녀석도 나름 비상식량을 준비해 놓은 거야」

 

 

「최악이다. 저 녀석들」

 

 

「시청에서 빨리 구제해 주면 좋을 텐데」

 

 

「조금 전 알몸으로 뭔가 말하고 있었던 녀석도 시끄러웠다」

 

 

「데스데스 거리며 시끄러웠지. 어차피 먹이를 넘기라든지, 자신을 기르라고 말하고 있었을 거야」

 

 

「대신에 발로 걷어차 줬지만」

 

 

「아아. 시원하게 머리가 날아가 버렸었지. 하하하」

 

 

 

 

제목은 사후지만 뒷이야기로 의역을 했습니다.

 

학대파 남자가 떠나고 나서 뒤에 있던 이야기라는 뜻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아래글 '차가운비' 의 뒷 이야기도 되는게 일상 시리즈의 재미죠

아카데미 LUCK님 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