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5일 화요일

격리구더기 - 인간을 기다리며

 

"오늘도 오지 않는 테치?"


"올거데스. 반드시 올거데스."


"눈이 많이 오는테치."


"알고 있데스."


"눈이 많이 오면 인간들은 밖에 나오지 않는 테치."


"...알고 있데스."


"이제 푸드는 한 알밖에 남지 않은 테치."


".......알고 있데스."


"오래 보지는 못했지만 좋은 인간상이 분명한 테치."


"......" 


"겨울이란 건 언제 끝나는 테치?"


"이제 막 시작된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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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은 대체 언제 돌아오는 것일까? 


잘못한 거라곤 생각이 안 나는데.


자를 가진 다음부터 주인은 웃지 않았다.


무언가 잘못된 걸까? 심기를 거스른 걸까?


자를 가졌다면 같이 기뻐해야 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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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의 뱃 속은 따스했었다. 내 옆에는 다른 자매들이 눈을 감고 누워 있었다. 


사육실장으로 태어난걸 감사해야 한다는 노래를 들으며 한 달을 보냈다.


마마가 나와 자매들을 낳고 지쳐서 기절한 사이, 인간은 나를 뺀 다른 자매들을 한 손에 들고 나갔다.


아마 죽였겠지.


마마는 자들을 다른 집에 보냈다는 인간의 변명을 그대로 믿었다.


그리고 골판지 속에 담겨서 공원에 버려질 때에도 울음 한 마디 터트리지 않았다.


인간은 봄이 오면 돌아온다고 했거든.


그럴 리는 없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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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오지 않는 테치?"


"...그런데스."


"이제 푸드가 다 떨어진 테치."


"........그런데스."


"...."


"...."


"우린 여기서 죽는 테치."